Oyster hate club
지난 주말은 외할머니의 생신. 예쁜 스카프와 잠옷을 포장해 선물로 둥둥 가져가 연신 happy birthday! 를 외치고 밥상에 있는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평소 해산물을 좋아한다. 지상육류에 비해 비교적 가벼워서. 그 날 밥상 위 메뉴, 개중에는 굴이 있었다. 한 입 먹어보니 신선하고 가벼운 게 마음이 쏙 들어서 많이 먹었다. 그게 트리거다. 저주의 시작. 으으윽!!!!!!
그 날 밤엔 배도 부르고 지난 밤 수면양의 부족으로 바로 잤다. 다음 날 은근히 더부룩한 끼가 가시지 않는 게 기분이 나빴지만 별스럽게 생각지 않았다. 보통 나의 위장은 늘 그런 느낌을 내뿜었으므로. 부암동으로 돌아와 자소서를 이어가는데 속이 지나치게 안 좋았다. 계속 앉아만 있어 그런가 하고 얼른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이른 오전에 눈이 떠졌다. 곧장 토할 것 같은 느낌에 상체를 일으켜보니 구역질이 난다. 화장실에 달려가 그대로 내뿜었다. 와… 진이 다 빠진다 정말. 이젠 됐겠지, 웬 토지, 하고서는 다시 잤는데 2시간 뒤 다시 구역질의 시작. 섭취한 액체가 뭐든 곧장 나와버린다.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 병원에 가려 나왔는데 집 앞에 나오자마자 다시 모든 걸 토해버렸다… 정말 서러웠다. 아픈 건 참 서러운 거다. 상쾌하게 잠에서 깨 오늘 기분이 어떤지 가늠할 수 있는 건강함이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됐다.
병원에서 약 처방 받아 먹고 자는데 또 같은 더러운 기분으로 깨어 토해내니 약이 그대로 나온다. 답도 없는 고통이라 누워있는 것 밖에는 답이 없다. 엄마가 날 찾아왔다. 덕분에 수액 맞고 한숨 자고나니 열도 내려가고 구역질은 멈췄다. 하루종일 무엇도 먹을 수 없었다. 먹는 것마다 전부 토해냈기에. 그래도 밤이 되니 죽도 먹고 멜론도 먹었다.
하루 지난 오늘은 배가 조금 아픈 것 말고는 정상화 상태지만, 정말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하루였다.
그래서 다짐했다. 오이스터 헤이트 단체를 만들기로. 진짜 이젠 쳐다도 안 볼 음식일 것 같다. 노로바이러스. 끔찍해! 이상 노로바이러스 투병기 끝.
그리고 가장 중요한 깨달음 한 가지는,
내 몸은 내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