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사유思惟

바야흐로 봄

Heewon Eom 2022. 3. 15. 16:54

작년 이맘때 쯤을 돌아보려 할 때 가장 큰 단서가 되는 것은 당시 들었던 음악이다.

 

생애 처음으로 하우스 음악을 이곳저곳 찾아 들으며 영어 공부에 목매었었지. 평양냉면을 을지로 이곳저곳 찾아 먹기도 하며 본디 날씨가 따뜻해질 즈음에 즐길 만한 여유를 찾았었지. 돌이켜보면 지나온 모든 음악, 음식, 사람들까지도 단 하나 의미 없는 것이 없다. 그러니까 결국 그것들이 다음해의 토양을 이루고 또 다음 스텝의 것들을 밟을 수 있게 해준다는 것에는 조금의 틀림이 없으니까 말이다.

 

잊고 살았던 하우스 뮤직이 스포티파이 재생목록에 웬일인지 띄어 들어본다. 작년 봄이 생각난다. 그리고는 이윽고 작년 나의 기저를 생각하며 과거의 나에게 도취되어보곤 한다. 이거야 말로 이게 가지는 힘이지 싶다. 힘이 불끈불끈. 다시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 

기록이야말로 가장 어렵고 신성한 행위이다. 우아한 걸음질을 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라 어렵지만 앞으로의 의지를 다시 다져본다. 

나에게는 이제서야 바야흐로 진정한 봄, 웰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