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스튜를 느끼는 법
나는 키보드를 두드리며 마음을 적고, 건넛편에서 그가 요리하는 토마토 스튜의 향은 향기롭다.
나에게 주어진 현재를 100프로 만지는 법은 무얼까.
늘 고민하는 과제 중 하나이다. 매사에 조금씩은 불만이 있다. 모든 일이든 완벽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서다. 현재가 10이라면 좋은 것 8을 제외한 부족한 점 2가 보이는데, 늘 그 소에 집중하느라 중요한 순간을 놓친다.
과거부터 지녀온 내 악습 중 하나는 '후회'하는 습관이다. 현재 당면하고 있는 순간에는 불만을 토하면서도(물론 행복한 것을 행복하다고 느끼기는 한다) 다시 오지 않을 그 현재들이 과거가 된 후 그게 좋았지, 하고 후회한다. 그런 경험이 적지 않아서 언젠가부터 그저 즐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스트레스 또한 그리운 과거가 되리라 생각하면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감정과 상황을 그저 수용하기로 했다.
타고난 성향을 바꾸기는 쉬운 일이 아니어서 매번 전술한 것과 같이 마음을 먹는 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의식적으로 다짐을 환기 시키면서 그저 있는 그대로의 것을 즐겨보려 하는 것뿐이다.
푹 익은 토마토, 적당히 캬라멜라이즈 된 양파, 듬성듬성 썰은 버섯, 여타 향신료들.
물을 적당히 붓고 푹 끓여주면 걸쭉한 그만의 토마토 스튜가 된다. 스튜보다도 스프에 가까운 것이어서 소복이 담긴 한 그릇 먹고 나면 속이 따듯하게 채워진다. 유명한 셰프의 음식점에 가서 값을 지불하고 사 먹는다고 하여도 이런 느낌이 날 것 같지는 않다. 단순히 식자재만 들어간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무형의 것도 있더라. 그리고 더 나아가 먹다 보면 지나온 순간들도 떠오르더라. 또한 단연코 확신하길 훗날 이 음식의 향이 오늘의 기억을 상기시킬 것이다.
그러니까, 오늘 아침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