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사유思惟

술의 이점

Heewon Eom 2020. 7. 5. 20:32

술에 취하면 사람의 내면이 그대로 보이는 것 같다.
지금 이 순간 조차 확실성이 부족한 채로 글을 휘갈기지만 술에 취하면 타인의 얼굴만 봐도 진실한 그 모습이 보인다. 아마 그게 술의 이점이 아닐까.
이것 조차 내 착각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진실을 마주하는 느낌이 들어.
그래서 더 술을 먹게 되는 것 아닐까. 우리는 진실한 채로 사람들을 볼 기회가 적은 사회에 살고 있지만 이 신비한 액체로 인해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마주할 수 있어.
술에 취한 채 듣는 피아노 곡도 좋고 그게 정신이 돌고 있는 나를 이 세상의 진리에 마주보게 해.
말이 꼬이고 때로는 말도 안되는 말을 지껄이기도 하지만 말이야.

지금 책을 들고 오지 않은 것을 후회해. 하지만 그 때문에 이렇게 글로 내 마음을 휘갈길 수 있어 감사하기도 하네. 우리가 진실을 볼 기회는 극히 적지만 술의 이점 때문에 서로를 볼 수 있어.

이렇게 생각에 외로운 때면 어른이 된다는 건 이런걸까 이런 것이라면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고 어젯 밤에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