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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awa

Heewon Eom 2020. 3. 4. 12:51

지금 나 캐나다다. 

이곳에서의 삶이 정말로 얼마 안 남았는데 그래서 일기 쓰는 겸 기억이 조금이라도 많이 남아있을 때 지난 주말에 갔다 온 여행 이야기를 남기려고 함.

 

오예언니가 소개해준 여행사 통해서 오타와-몬트리올-퀘벡 2박3일 동안 도는 여행했다(그래서 월요일은 학교 자체 오프했다).

아마 버스에서만 보낸 시간이 14시간도 넘는 것 같은데(단지 추산이라 정확하지 않음) 진심 너무 오래 앉아 있어서 다리랑 엉덩이가 저릴 정도였다. 그래도 덕분에 그동안 바빠서 안 듣던 노래들도 듣고, 여기 와서 바빠서 못 보던 Gilmore girls도 봤다.

그리고 혼자 간 여행이라 버스에 모르는 사람이랑 앉았는데 덕분에 브라질리언 친구도 생겼다. 근데 좀 아쉬웠던 건 난 혼자 힐링하면서 버스에 앉아서 내 할 일(미뤄왔던 책 읽기, 화요일에 해야 하는 발표과제 준비)하려고 무언갈 많이 챙겨 왔는데 덕분에 그건 잠들기 전에 부랴부랴 해야 했다는 것? 버스에서 힐링 못한 건 좀 아쉬운데, 그래도 내가 예상 못한 상황이 펼쳐진다는 게 더 재미있는 일이 생기도록 운명이 정해준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 어쨌든 좋았다는 얘기다.

 

3일 전으로 기억을 되돌려보겠다.

 

...

그 날 아침엔 진짜 힘들었다. 아침 7시 15분에 York mills역에서 모이는 일정이어서 5시에 일어나야 했다... 쉣.

근데 심지어 이놈의 정신이 힘들어하면서도 신이 났는지 기대가 되어서인지 잠을 4시까지 안 잤다. 그래서 한 시간도 제대로 못 잤다. 그렇게 일어났는데 TTC타고가면 1시간이나 걸려서 그냥 리프트 불렀다. 캐리어 들고 여기저기 갈아탈 나를 상상하니까 생각만 해도 토나와서 그랬다. 

 

 

IMG_5444.MOV
8.20MB

 

그래도 이날 일찍 나와서 신나서 동영상도 찍었네. 기분은 좋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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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MB

 

진짜 그냥 달리고 달렸다. 그냥 오지게 달렸다. 근데 옆에 앉은 칼루스(칼루스인가 카를로스인가 칼로스인가 그 어디쯤)랑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 하는 얘기 하느라 그래도 나름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내려서 가이드가 저런 곳 소개해주고 자유시간이어서 잽싸게 나와서 몰로 들어갔다. 뭘 사려고 간 건 아니고 나는 원래 어딜 가면 앉아서 휴식을 좀 취해야 돌아다닐 체력이 생긴다. 그래서 몰에 가서 화장실도 들르고 커피도 한 잔 사서 마시고 태국음식 팟타이를 먹었다. 팟타이를 오타와에서 처음 먹었다!

 

근데 진짜 맛있었다. 요즘 먹는 양이 적어져서 다 먹진 못했지만 다시 먹고싶을 정도로 진짜 맛있었다.

 

나는 오타와 여행 계획을 그 몰에서 팟타이 먹으면서 세웠다. 내가 짠 계획은 노트르담 성당에 간 후 맥길 대학을 구경하고 마지막으로 광장에 유명한 마켓이 있는데 그곳에 가는 것이었다. 그러면 자유시간에 딱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노트르담 성당에 갔다. 근데 노트르담 성당 가는 길 자체가 볼 게 많고 참 예뻤다. 토론토를 벗어나니 현대적인 건물보다 고전적인 건물들이 많아서 참 프랑스 느낌나고 예쁜 것 같다. 그래서 가는 길에 사진도 많이 찍었다. 그리고 내가 캐나다에 적응을 한 건지 엄청 추울 거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별로 안 추웠다.

 

노트르담 성당 앞 정경이다.

 

 

 

성당 내부다.

 

근데 내가 카메라를 가져가서 찍었는데, 설정이 뭔가 잘못되었는지 아이폰으로 찍은 것보다 화질이 더 구리게 나왔다. 덕분에 무슨 구글에 돌아다니는 사진 같다.

 

 

성당 내부는 굉장히 조용하다. 그래서 나도 숨죽여서 돌아다녔다. 그래도 다들 관광객이라는 사실을 양해해주실 거라고 믿고 찰칵찰칵 사진 찍었다(민폐 부렸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래도 뭔가 여기에 오니까 내가 정말 여행을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뭔가 들떴다. 정말 힐링이 되었던 것 같다.

 

 

이후에 성당에 일정이 있는지 어떤 분이 자리마다 성경책을 두고 가시길래 찍었다.

 

그렇게 간단하게 둘러보고 좀 앉아있다가 나와서 길 여기저기 둘러봤다. 맥길 대학에 가면 집합 시간에 늦을 것 같아서 그냥 안 가고 마켓 가는 길을 둘러보기로 했다.

 

 

 

 

 

여기 진짜 너어어어무 예뻤다. 

 

 

그러고 나서 길을 걷다가 여러 상점들이랑 갤러리들이 많이 보이길래 여기저기 들어가서 구경했다. 그중에 한 갤러리로 보이는 곳에 들어갔는데 어떤 작가처럼 보이는 아저씨가 랩탑보면서 현대적으로 앉아있었다. 들어가서 내가 사진 찍어도 되냐 하니까 딱 하나만 찍으란다. 아직도 영문은 모르겠다. 그래서 진짜 하나만 찍었다. 그래서 사진 하나 찍고 뻘쭘하게 둘러보다가 태연하게 나왔다.

 

 

캐나다는 시티마다 이런 구조물이 있는 것 같다. 토론토에도 있었는데 오타와에도 있다.

그렇게 오타와에서의 자유시간을 보내고 또 버스에 타고 진짜 한참을 달려서 몬트리올에 있는 호텔로 갔다. 근데 내가 신청한 여행사는 4명이 침대 2개를 나눠쓴단다. 그래서 모르는 사람이랑 같은 침대에서 자야된다. 근데 난 불편해서 잠 못 잘 거 같아서 싱글베드 했다. 

짐을 푼 후에 호텔 방 배정 같이 받은 룸메이트들이랑 저녁 먹으러 나갔다. 진짜 개추웠다. 호텔에서 왼쪽으로 가면 거의 뭐가 없고 오른쪽으로 가면 뭐가 정말 많은데 우리는 뭘 몰라서 왼쪽으로 갔다. 그래서 20분 정도 걸었더니 외딴곳에서 빛나는 도미노 피자가 있어서 그거 먹었다.

 

 

 

 

 

그리고 나서 방에 들어가서 잤다. 

하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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