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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은 했지만 잠이 안 옵니다.
우선 이번 주 예기치 못한 바이러스에 몸이 녹아 예정된 날들 모두 연기되었고, 그때 나는 내 몸도 내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늘 중요한 일 전이면 인간의 예상을 벗어난 일이 생기기도 하는데 나에게도 그럴 줄은 몰랐어요.
월요일은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 아팠어요. 덕분에 하루만에 2키로가 빠졌더라구요. 그건 오늘 재보아서 알았지만은.
덕분에 미뤄진 일정에 예기치 못한 라스트 휴가 받은 느낌으로 잘 쉬었어요. 내게 남은 일을 정리하기도 하면서 새로운 일을 받아들이기도 하면서 아주 기쁜 마음으로. 또, 편안하면서도 긴장되는 마음으로.
두 달 전 평균율에 처음 일을 시작한 때와 비교해보면 나는 거기서 많은 선물을 받은 느낌이에요.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았고, 돌아보면 말하는 거, 듣는 거, 대하는 거, 심지어는 만드는 거까지도 배웠어요. 늘 오래 보고싶은 마음이 들어요. 나는 여기에 와서 만나는 사람들이 다 되게 마음에 들어오고 좋고, 또 오래 보고싶고.
정말 선물 같고.
돌이켜보면 연말보다 더 연말 같은 연초를 보내고 있어요. 아니 이제는 연초도 아니지? 그래두.
오늘은 첫 출근 전 날이라 운동도 하구 평균율에 맛있는 간식 사서 인사도 갔는데, 예기치 않게 잘 놀아서 좋았어요. 오늘은 눈이 왔고 그래도 꽤 추웠는데도 왜이리 따뜻하게만 기억되는지?
요즘에는 사람들도 참 좋고, 나를 둘러싼 환경도 정말 마음에 들고, 접하는 텍스트/사운드 모든 게 황홀하고 그럽니다. 만들어가는 행복이라지만 내가 이렇게 잘 쌓았나 싶을 만큼 마음에 쏙 듭니다. 늘 요즘 같기만 하면 좋겠는데. 이럴 때마다 냉정을 되찾아야지 자기컨트롤 하기도 하면서, 또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면서 그럽디다.
내일은 많아야 3시간 30분의 수면으로 하루 보내야 할 텐데 잘 할 수 있겠지요? 이 새벽에 무슨 자신감으로 걱정도 하나 없고 또 갑자기 긴장도 사라지고. 그냥 재미만 있을 것 같아요. 어차피 내가 만들어가는 거니까 어렵게 대할 필요도 없을 것 같고요.
근래 가장 느끼는 건 대면의 힘. 대면하고 시간을 같이 보내고, 마음 나누면 인간이던 물건이던 내 것이 되덥니다. 그렇게 보면 아름답기에 충분한 세상 같기도 하고요. 정말 기대된다.
아침에는 많이 피곤하겠지요? 몇 시간 전의 나를 욕하면서 샤워하겠지요. 무엇의 첫 날 전야는 이토록 잠 없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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