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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버린 때를 듣는 상실의 이전. 정확히 말하자면 심장으로의 빛바램. 나는 듣는다. 초점을 잃은 눈빛과 동시에 반대로 무한한 젊음의 동력이 되살아난다. 초록 술은 내가 세월이 지나며 특히 과소평가하였고, 과소, 그러니까 지극히 작게, 안되게 평가한 그대로 머리 안에 존재하고 있었구나. 인지의 오류. 세상이 그대로의 깨우침 없이 계속 흐르기만 한다면 나는 많은 것을 그대로 저버리고 말 것이다. 슬픔의 전이. 나는 페소아와 다르게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법이 없고, 여기에서 저기에서 문학적임에 관한 꾸중을 듣는다. 아무래도 이겨낼 법은 없고, 문명의 기계를 빌려 아닌 척 모습을 망토로 덮을 뿐이다.
아무래도 이 순간을 그리워했는지 모른다. 모든 감각이 되살아난다. 정말 간만에 느낀 이 기분의 원인을 찾으려 애쓰지만, 원인으로 추정되는 것은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의 것들 뿐이다. 초록의 액체 혹은 귀에 생생히 들리는 기계의 지지직. 아무래도 액체 전과 비교해 봤을 때 내 결론은 액체다. 그렇다면 감히 이것을 나는 신임하지 않을 수 없는데, 또 그렇다면 굉장히 난감하고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의지의 굴레. 나는 많은 의지됨을 떨쳐버리려고 일생을 애쓰며 살아왔다. 많은 것이 그리됨이 어려움을 알고서 쓰는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