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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함이 어느 상황에서나 미덕이란 건 몸소 깨달은 바 없지 않지만, 그게 자의적으로 되지가 않는 상황이 있다. 도저히 안 되는 상황 말이다.

나는 그걸 지금은 미숙한 사랑 즈음으로 부르려고 하는데, 솔직하고 거침 없던 내가 어떤 인간 앞에만 서면 고장이 난 기계 따위가 되어버리는 거다. 스스로의 우스꽝스러움을 인지하고 있는 와중에도 이건 뭐 도저히 멋져지지가 않는다. 오히려 말을 할 때 평소보다 여러번 뇌리를 거치는 데도 말이다.
그래서 생각한 건, 오히려 그것이 내 사랑의 증표일 수 있다고. 그렇게 멋 없고 신중하고 가끔 오류가 산출되는 내 모습이 제일 솔직한 사랑의 반증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 이 시점에 가장 궁금한 건 나도 여기 저기에 익숙해지면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도 멀쩡한 모습으로 산출 가능한지의 여부인데, 생각을 한 번만 더 해보면 그건 아마 불가능할 듯 싶다. 삶과 사람에 익숙해지더라도 누군갈 좋아하게 될 일은 필히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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