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꾸역꾸역 신물이 올라온다는 것은
대형문고에 거니는 것만으로 도시인으로서의 자아를 느끼는 것, 읽지도 않을 책을 매번 충동구매하는 것, 쌓여가는 텍스트를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의 만족 얻는 것,
그 모든 것들이 어차피 기억에도 남지 않을 것을 비로소 자각하고서는 일전의 행위들을 모두 중단하는 것.
스스로가 망각의 생명이라는 것을, 아니 어쩌면 생명 없는 껍데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일순간 깨닫게 되는 것.
그 때 신물이 올라온다. 꾸역꾸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