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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이면
오늘도 역시 내 정신적 지주님의 추천으로 봤던 책에 대해 글을 써보려한다. (이것은 일종의 기록문이다.)
내가 봤던 책은 '生의 이면'. 이승우 작가의 장장 300페이지의 장편소설이다.
사실, 나의 기준으로는 섬뜩하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표지와 자칫 고지식한 것처럼 느껴지는 제목때문에 나의 관심밖의 책이었지만,
서연이가 말하는 이 책의 극초반 줄거리를 듣고 난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말았던 것이다.
그녀가 말하길(극초반에 대해), 이 책에서 한 소년이 먼저 등장한다.
소년에게 아버지란 기억 속에 존재하지 않았고, 그는 어머니까지 떠난 마당에 큰아버지 가족과 함께 살았는데, 큰아버지는 항상 언제나
소년에게 무서우리만치 경고하던 것이 있었다. 절대로 담을 넘어 감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지말라는 것이었는데, 소년은 그 금기를 지키다가
어느 날 그곳에 가봤는데 감나무 옆은 한 허름한 창고가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또 어느 날 그곳에서 소년은 묶여있는 한 인간의 꼴을 하고 있지 않은 것 같은 한 남자를 발견했고, 그에게 찾아가며 어느 날은 남자가
많이 자라난 손톱을 자르고 싶어해서 소년은 큰아버지의 손톱깎이를 갖다주는데, 다음날 찾아간 그는 손목에 손톱깎이 자국이 여럿 있고
피가 난 채 이미 죽은 상태였다.
소년이 기억하길 그 남자가 죽은 장례식에서 친척들은 자신을 가여워하며, 붙들고 울었다고한다.
우리 모두는 여기서 그 남자가 소년의 아버지라는걸 알 수 있다.
이 얼마나 매력적으로 독자를 이끌리게하는가. 흥미롭다.
그리고 이것은 내가 직접 책을 읽어보고 난 후의 글이다.
이 책은 이승우 작가가 출판사의 의뢰를 받고 '박부길'이라는 작가의 생애를 나름대로 인터뷰하고 알아보며 그의 생애에 대해 쓴 글이다.
그래서 박부길 작가의 소설과 글들, 그의 배경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책이다. 아니, 그의 이야기이다.
책을 읽었을 때 서연이에게 들은대로 그의 유년시절은 위의 내용처럼 참혹함 그 자체였다고 생각한다.
제 3자의 입장에서 그의 이야기를 보았을 때 끔찍하도록 무서웠으니까.
그리고 책에는 그 후 박부길이 끔찍한 고향을 떠나와서의 이야기가 나온다.
난 이 이야기의 주내용은(주제는) '어둠'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의 공간은 언제나 어두웠으니까.
난 이 책의 줄거리를 줄줄 읊고 싶어서 이런 글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목적은 그냥, 내가 이 책을 읽고 느낀 것.
사실, 이런 종류의 책이라서 난 내가 졸독후에는 그 어둠에 관한, 한 사람의 어둠에 대해서의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 난 그것 또한 얻었지만, 나는 다시 한번 사랑에 대한 통찰 또한 얻었다.
박부길의 인생에는 단 한번의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그것'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주체의 이름은 '그녀'다.
난 아마 그가 그녀의 소리를 발견했을 때가 그가 최고로 어둠속에 파묻혀 있었을 시절이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있다.
그 다음은 왠지 모르게 곧바로 그녀에 관한 박부길의 충격적인 전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싶다.
그는 그녀를 너무 사랑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녀의 뺨을 때리고 창녀라고 욕했으며, 침을 뱉었다.
그것은 사랑이라고 부를 수 없는 어떤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 그 또한 그것은 사랑이 아니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녀에 관한 박부길의 이야기를 듣고 번외이기는 하지만 나는 또 한번 사랑과 집착의 경계에 대해서 생각하게되었다.
그 기준은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이라는 큰 공기덩어리로 가득찬 풍선같은 것에 가려져 있는 것과 같아서 우리는 그 늪에 빠져 그 기준을 정확히 하지 못하며, 상대에게 사랑이라는 명목하에 상처를 주고 사랑하는 이를 갈기갈기 찢어놓는다.
사랑은 위험하다.
아프다.
박부길의 어둠의 방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싶다.
그의 자취방은 그의 어둠의 신전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그곳은 너무나도 고요하고 아늑하며 깜깜해서 언제나 박부길의 마음이 집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의 어둠의 방에대한 글들을 볼 때 마다 그 아늑하고 편안한 어둠에 대해서 공감했다.
그곳은 그가 말한대로 너무나도 고요하고 깜깜하고 아늑하다.
나도 그런 나만의 어둠을 경험해 본 적이 있다.
그냥 기분이 이쯤에서 그만 글을 마치고 싶다.
p.s.이 책을 소유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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