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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 취향은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물을 맞고 땀을 흘리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마치 본능처럼 나는 그런 것들의 시도에 모종의 거부감을 느낀다. 그 비용으로 정성스런 요리 하나에 깨끗한 술이나 곁들여 저 벽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노래를 쓴 가수에 대해 수다나 떠는 것이 백 배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군가 나에게 ‘활동적인 무언가’를 제안하면 반사적으로 고민을 빙자해 거절하곤 했다.
허나 아주 긍정적인 시각에서, 나의 그 세계는 점점 깨져가고 있음을 느낀다.
거절을 어려워하는 천성 탓에 어쩔 수 없이 경험한 취향 밖의 것들은 나에게 너무도 짜릿한 기억으로 남기 때문에 그런 경험치가 쌓인 뒤로는, 즉각적으로 발현하는 마음 속의 두려움을 잠시 외면하고 일종의 트라이 정신을 발휘하고 있다. 예고된 시간이 오기 전까지 내 안에 여전히 내재된 어떤 두려움이 꿈틀대지만, 나는 지난 날의 내 경험치를 믿어보기로 하는 것이다.
웃으면서 시간을 마주하는 것에 그리 특별한 방도가 필요치 않음을 느껴가는 과정이다. 내가 가지 못했던 다른 갈레의 길을 마주하고, 구두를 신고 비포장 도로를 밟을 수 있는 용기를 가졌음에 스스로 감사하며, 또 안내원을 자처해준 주변인에게 한바탕 사랑의 말 내뱉으면서, 그렇게 또 하나의 경험치를 축적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저 구름 뒤덮인 고지에 발 뻗을 수 있겠다는 믿음을 가지고서, 나는 계속해서 나의 세계에 대항하고 또 반항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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