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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끌림에 의한 탐닉, 흠모, 동경.
문학과 여타 예술을 접한 뒤로 내 선호의 경계선에는 언제나 공통의 것들이 있었다.
다자이 오사무, 아이 웨이웨이, 빈센트 반 고흐, 생의 이면, 파괴, 죽음, 경멸, 고독, 혁명, 반란, 깨뜨리기. 이것들을 향유하고 느끼면서도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것을 하나로 정의하기란, 즉 나의 취향을 정의하기란 나에게는 무리였다. 나는 그것들을 알만큼 크지 못했다.
책을 읽던 중 우연히 *데카당이 각주에 있어 그 의미를 알게 되었는데, 그것이 아주 우연스럽게도, 동시에 아주 강렬하게 마음 속에 들어와 앉은 것. 운명의 칼날이었던가. 다시금 미친듯한 탐닉을 시작했다.
의미, 작가, 어원. 그에 관한 모든 것을 관통하고 싶었다. 또한 나에게 관통시키고 싶었다. 그것이 내 가슴과 등을 가능한 한 가장 큰 면적의 못으로 찍어놓고는 내가 그대로 고정되어버리길 바랐다.
샤를, 쓰시마 슈지.
알게 된 이상 벗어날 수 없는 늪이다. 그 어느 날의 몰락을 스스로 만들고서는 다시 한 번 들어가!
지금 나 자신이 진심으로 글 쓰고 있지 않다. 아마 며칠이 지나면 이 구절을 싫어하게 될 것 같다. 진심이 아닌 글은 허세가 가득하다. 두서도 없고 주제도 없다. 일관되게 마음을 찌르는 무언가가 없다. 지금 나의 글도 서서히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모든 것이 어느새 희미하게,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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